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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이광범 변호에도 유죄.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유죄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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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영길 헤럴드경제 법조팀장의 글을 공유합니다
  좌 팀장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과 관련해 김경수에 대한 연민은, 개인적인 소회로 끝내고 사법부를 향해 공개적인 비판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아래의 글은 이 주장에 대한 논리가 세세히 담겨있습니다. 일독을 추천합니다.

*권력자에 대한 연민

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일거라 추측한다. 사실 몇 번 짧게 마주친 적이 있는데, 그냥 보이는 외형만큼의 좋은 태도를 가진 사람이었다. 인상비평을 하는 게 아니다. 그래도 기자생활을 하다 보니 김경수 도지사와 이런 저런 인연을 가진 분들을 여럿 알고 있다. 한 번도 나쁜 평을 들어본 적이 없다. 세평이 모든 게 아니지만, 그래도 유명인 중에 이정도 호평을 듣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아마도 나같은 사람보다 훨씬 부지런히, 훌륭한 일도 많이 하며 살았을 것이다. 김경수 지사에 대해 불리한 기사를 썼다가 인간관계가 틀어진 경험을 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판사는 염라대왕이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평소 이 사람이 호인인가, 악인인가를 따지는 건 신의 영역이고,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판사에게 전지전능을 요구하는 게 아닌 이상, 재심사유가 없다면 판결을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나쁜 사람도 억울한 일을 당할 수도 있고, 세상 착한 사람도 나쁜짓을 할 수 있다. 부모도 모르는 게 사람 마음이다. 법원은 김경수의 인생을 부정한 게 아니라, 그가 한 행동을 평가한 데 불과하다.

김경수 지사 상고심 변호인단을 보자. 정말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능한 법률가들 14명이 변호를 맡았다. 나는 평소 ‘대형로펌이 다수 변호인단을 맡았다’거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는 걸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국가 권력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하는 일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경수 지사는 장삼이사가 아니다. 그 유명한 이상훈 전 대법관과 이광범 변호사 형제가 변호를 맡았다. 아마 서초동에 계신 분들 중에서 이 이름 석자의 무게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 하다. 평범한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인맥이 없어서 이런 변호인단을 꾸릴 엄두도 못낸다.

현직 국회의원인 고민정 의원이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글을 쓴 걸 봤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토록 강한 연민에 공감은 못하겠다. 그리고 그런 말을 사적으로 늘어놓는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할 거라면 금배지 때고 하시라 감히 말하겠다. 김경수 지사가 1년 남짓 감옥 갔다온다고 인생 끝나는가?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박연차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징역을 살았던 이광재를 보라. 사면을 받고 국회의원이 되어 권력 누리고 잘 산다.

일반인들은 전과자가 되면 당장 먹고사는 문제부터 고심해야 한다. 그걸로 인생을 망친다. 물론 김경수 지사라고 해서 수감생활이 고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어쩌란 것인가. 정말 그렇게 억울하다면 재심 청구하시라. 김경수 지사가 무슨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기라도 했나. 선거 대가로 매관매직하는 것은 국가 시스템을 해치는 매우 질이 나쁜 범죄다. 드루킹 일당은 일본 대사직을, 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했다. 실제 김경수 지사는 청와대 조현옥 인사수석과 이 문제를 상의하고, 센다이 총영사직을 대신 제안한다. 아마도 이 문제로 드루킹 김동원과 김경수 사이가 틀어지지 않았다면 이 범죄는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모든 범죄를 다 처벌할 순 없다. 그러면 걸리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드러난 걸 처벌받지 않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드루킹 김동원은 김경수 지사와 20개월 동안 11차례 만났다. 직접 만난 것만 11번이고, 모바일 메신저로는 셀 수 없이 연락을 주고받았다. 드루킹은 여론조작 작업을 한 결과물도 상세히 보고했다.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이 운영하던 경공모 사무실을 찾았던 2016년 11월 9일, 드루킹 일당은 댓글 조작 매크로프로그램 시연을 했고, 이 기록은 고스란히 스마트폰 로그기록에 남았다. 자신들의 활동내역을 누군가에게 보고하고, 여론조작 프로그램 개발 필요성이 나열된 인쇄물도 출력했다. 경공모 회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경수 지사만 따로 남아 드루킹 일당과 강의장에 있었는데, 이 때 여론조작 프로그램이 돌아갔다. 이런 정황을 놓고도 김경수 지사는 “닭갈비를 먹고 있었다”는 반박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장삼이사들은 김경수 지사처럼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고도 힘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억울함을 대신 호소해주지 못한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전직 국무총리, 전직 법무장관이 일제히 나서서 법원을 공격한다. 김경수 지사 스스로도 1심과 항소심 재판장을 향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특수관계’라고 비난했다. 도대체 그게 이 사건과 어떤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번 정부 들어 ‘적폐청산’을 하겠다고 했을 때, ‘국정원 여론조작 수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던 한 검사는 목숨을 잃었다. 다른 부장검사는 교사혐의 유죄 확정판결이 났는데, 본범이 무죄를 받았다. ‘사법농단’을 했다는 수사 과정에선 가장 구성요건이 애매한 직권남용죄가 남발돼 재판이 열렸고,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경수 지사 지지자들에게 ‘양승태 키즈’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던 1심 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정말 유능하고 아까운 인재들이 ‘적폐’라고 낙인찍혀 원치 않은 사직원을 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억울하다는 말 한마디 안한다. 못한다. 왜냐면 전.현직 공직자라는 신분 때문이다.

전직 판사인 변호인의  ‘사법역사에 오점이 될 것을 염려한다’는 말도 납득할 수 없다. 나도 내가 알던 사람들이 수사를 받고, 감옥을 갔을 때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감정을 누가 알아주길 바라지 않았다. 연민을 강요하지 마시라. 적어도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게 김어준이건, 추미애건, 정세균이건 누구건 간에 공개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무시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지 마시라.헌법에서 정한 시스템을 부정하면서 어떻게 통치권자가 되겠다는 건가.  ‘사람 김경수’에 대한 연민은 그 안에서만 공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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