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파이낸스_주요 리포트 재해석

블라인드에서 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의 미래 그리고 기세

728x90
반응형
사진 왼쪽 시계방향으로 삼성 엘지 에스케이 현대차

삼성전자, LG, 현대차, SK.

 재계의 수많은 별이 졌다가, 새로운 별들이 떠오르는 그런 영욕의 수십 년 세월 속에서도 명실상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재계의 핵심 빅4로 입지를 굳히는 회사입니다. 4대 기업이라고도 합니다.
 
 직장인 커뮤니티 중 하나로 블라인드가 있습니다. 블라인드는 실제 자신이 재직 중인 회사의 사내 이메일(e-mail)로만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뢰도가 확보된 커뮤니티입니다.
 
 이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가 위 4대 대기업, 재계 빅4에 대한 평가를 내놓아서 블라인드 내부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글을 작성한 블라인드 사용자가 위 4대 대기업에 근무 중인지, 직업은 무엇인지, 어떤 회사에 재직 중인지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콘텐츠 자체가 어느 정도 근거에 기반을 둬 재계의 미래를 예측했다는 점에서 블라인드 유저 내부에서도 글이 읽힌 것 같습니다.
 
 논리적으로 빈약하고 글에 힘이 없다면 논란이 생길 일도 없고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홍수 속에서 묻히기 마련입니다. 이에 다른 사람이 어떤 콘텐츠를 읽고 그 글을 무시하든 그 글에 반대되는 뜻을 내든 글에 대한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콘텐츠의 품질은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만큼 개인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 블라인드 사용자는 “기업문화나 실적, 주가, 오너 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기세를 정리해봤다”고 말했습니다.
 화제성으로 말미암은 댓글러와의 싸움 자체는 일축했습니다. 그는 “네가 뭘 아냐 태클 걸면 할 말 없고 네 말이 맞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철저히 개인적 견해에 기반을 둔 의견임을 명시한 대목입니다.
 기세를 중심으로 서술했습니다. 그는 “일단 기세는 전쟁이나 스포츠에서 주로 쓰지만, 숫자로만 평가할 수 없는 기업의 분위기나 사세 확장속도를 말하는 바”라고 스스로 정의했네요.
 
 
 글을 소개합니다.
 
 우선 삼성입니다.
 
 1. 삼성그룹
 
 그는 “여전히 1위이지만, 기세는 이건희 와병과 이재용 구속으로 한 풀 꺾였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은 이 블라인드 유저의 글 자체가 꽤 시간이 오래 지났다는 점입니다. 최소 박근혜 대통령 해 이후 문재인 정부 초 중기 시절 작성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고 이건희 회장을 와병 중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이 유저는 “이병철 회장 아래 제일주의, 초일류 지향하던 사풍도 이건희 회장의 카리스마 있는 경영이 사라지면서 급속도로 사문화되는 듯함”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카리스마는 없고 이자리는 MZ라는 세대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삼성전자도 이 흐름에 편승해 나가는 느낌입니다. 특히 다시는 그룹이라는 의식 없이 각자도생하면서 삼성만의 문화 대신 업종별 경쟁사를 비교하는 분위기도 생겼다고 평가했습니다. 과거에는 곧 죽어도 삼성맨이라는 프라이드가 먹혔지만, 그룹에서의 소속감도 오너의 부재 속에서 사라진 채 삼전만이 종갓집 장손처럼 버티고 있지만, 윤종용, 진대제, 황창규 등 같은 유명선수들의 시대를 지나 김기남이라는 다소 삼성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 등장해 삼성을 급속도로 저질로 만들어 버림이라고도 표현했습니다.
 
 또한 “가장 인상 깊은 것이 고객제일, 품질 우선 같은 가치 대신에 Micro Managing에 집착해 보행 중 스마트폰 금지 같은 규칙적으로 삼성 인들의 현타와 냉소를 키운 것이 대표적”이라며 “그 사이 삼성다움 대신 과거 벌어둔 돈으로 여기저기 돈 쓰면 어떻게든 된다는 식의 정당주의가 만연해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노태문 사장



 실제 이 말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마이크로 매니징의 대표적인 악재로 노태문 사장의 원가절감 탓인 갤럭시 S22 대 실패 사태입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 이용자들에게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를 강제로 설정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특정 앱을 실행하면 발열 문제를 없애기 위해 강제로 성능이 저하되는 기능입니다.
 
 GOS는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게임 등을 실행하면 중앙처리장치(CPU) 또는 GPU(그래픽 처리장치) 성능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낮추는 등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추고 연산 부담을 줄여주는 기능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과열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서비스 자체를 삼성전자가 고지를 않고 판매를 했다는 점 아닌가 싶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GOS 자체가 반도체 1위 삼성의 명성에 금이 간 일대 사건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애플과의 싸움에서 하드웨어에서도 밀렸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성능이 높아지면 발열의 여지가 높아집니다. 고성능 서버, 스토리지나 일반 PC에서는 발열 문제를 팬으로 잡습니다. 수열식 PC도 있지요. 하지만, 스마트폰에서는 수랭식이나 팬을 달 공간이 없습니다. 스마트폰에서 구현하는 기술력이야말로 현재 최첨단의 하드웨어 시스템이 압축적으로 구현된 공간임이지요.
 
 삼성이 GOS를 썼다는 것 자체가 충격으로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발열을 막으면서 성능을 고도화할 수 있는 모바일 반도체 기술력을 1위를 유지할 만큼의 신기술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유저는 “이재용도 신 경영선언을 하든 칼바람을 불게 할 천재들을 중용하지 않는다면 SONY같은 브랜드 유명한 기업 중 하나가 될 듯”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 우려와 예측이 무게감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모습. 삼성전자가 제공했습니다.



 2. 현대차그룹
 
 이 유저는 “정의선이 실권을 쥐면서 브랜드는 고급화 되고 디자인도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간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다른 분들도 느껴지시는가요? 이는 위 삼성의 품질논란과 맥락을 함께 합니다. 원가절감이라는 게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능케 한다면 정말 순수한 의미로서의 원가절감이 성공했다는 것이지만, 원가절감은 삼성 GOS 사태를 일으키듯 제품 품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후로 현대차그룹에서는 언론에서 주기적으로 떠들어대던 품질 논란 보도량이 현저한 수치로 줄어들었습니다. 신차가 론칭 될 때마다 야기됐던 품질결함이나 제품결함 이슈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제네시스를 필두로 한 제품 고급화는 성공적인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


 여기까지가 긍정적인 요소였다면 부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이 유저는 “다만, 까라면 까는 현대 특유의 문화가 몇 년 사이 문민정부 마냥 유해지면서 구성원들의 정체성 혼란과 세대갈등, 불만이 곪아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특히 관료화된 생산직 노조가 슈퍼 갑이 되어버리니 사무직, 연구직들은 찬밥신세라 불황기에 인재 이탈을 가속하는 형국”이라며 “생산직은 정년연장에 목숨 걸고, 사무직 주니어들은 연봉인상에 목숨 걸고 경영진은 어정쩡한 스탠스 유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차라리 진통을 겪고 교통정리를 해야 하지만 정의선 역시 승계가 최우선의 과제라 해결할 의지 대신 공유좌석제, 자율복장 같은 등 제도로 유연한 문화의 외판만 따오는 중”이라고 평가절하했네요.
 

광주형 일자리 모델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위탁 생산 중인 현대차 캐스퍼


 결국, 장기적으로는 기존 생산직들의 퇴장 이후 도약이 가능해 보이며, 그 사이에 젊은 구성원들을 어떻게 달래서 끌고 갈지가 사운을 좌우할 듯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기세는 SK보다는 아래지만, 삼성전자보다는 낫다는 평가가 나왔네요.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현대차노조는 귀족노조의 대표격입니다. 이들은 노동자들의 권리증진을 위해 있는 단체가 아닙니다. 범 노동자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있는 단체라면 왜 동일노동을 하고 동일임금을 받지 못하는 생산 현장의 다른 쪽에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을 위한 권익 증진은 하지 않는 것입니까? 이 유저가 보기에도 우리나라의 노동법 시스템 아래에선 현재 권력을 쥔 현대차 공장 노동자들의 획기적인 개선 자체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대안을 찾는다면 광주형 일자리로 대표되는 광주현대차공장 근로자들이 미래가 되겠습니다. 현재 울산공장의 노동조합 소속 노조원들은 모두 정년퇴직하기 전까지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는 분석이 되겠습니다.
 
 3. SK그룹.
 
 SK그룹에 대해 이 유저는 “가장 젊었던 재벌 2세 최태원도 60세가 넘으며 경영성과는 정점을 찍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세는 가장 좋으나 3세 이후가 관건일 듯”이라고 말했습니다.
 
 SK그룹은 선경방직 시설에서 보듯 승계구도 자체가 여타 재계 대기업그룹집단과는 다른 흐름을 보입니다. 장자 승계가 아닌, 동생인 최종건이 전권을 승계했기 때문입니다. 그룹은 형 최종건이 일으키고 말입니다. 이에 이 사용자도 “승계 구도 정리가 되지 않아 결국 전문경영인들이 운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최근 이사회 중심 경영에서 엿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최태원 회장. 대한상의 제공


 3세 경영 후보군으로 유력한 사람은 현재 최태원 회장의 자녀겠죠. 장녀 최윤정씨, 차녀 최민정씨, 장남 최은근씨가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오릅니다. 2010년에 태어난 최시아 씨는 권력구도에서는 제외해 평가해도 될 듯싶습니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자녀 외에도 최태원 회장과의 사촌 형제 자녀의 행보도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최종건 창업주의 직계 후손이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또한, 유저가 지적한 대로 최태원 회장의 세 자녀 중에서도 명확한 승계 움직임도 보이질 않습니다. 나이가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후반으로 시기가 이르다고는 하지만 말입니다.
 
 SK그룹은 반도체, 건전지라는 강력한 성장산업에 통신, 정유라는 전통의 현금창출원, IPO 대박을 낸 바이오시리즈들까지. M&A와 투자라는 측면에서 저금리 시대를 가장 행복하게 보낸 그룹이라고 이 유저는 평가했습니다.
 
 그는 “특히 현재 부회장들이 명암은 있으나, 실권을 갖고 나름 상과를 내며 경쟁하는 구도가 과거의 삼성의 미전실스러운 느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경영자들의 라인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미래의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끝으로 그는 “기업문화 역시 MZ들이 혹할 요소가 많고 애초에 삼성 현대처럼 기합 들어서 하는 게 아니라 약간 나사 빠진 듯 다들 떠들어대며 하는 분위기라 인재확보나 경영 측면에선 유리. 다만, 고연봉 사람들을 끌어온 주력 계열사들이 앞으로 지속 성장하지 않는다면 구조조정 역시 필연적이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SK그룹 특유의 사내 문화를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사공으로 간다는 것이 대표적인 비유입니다. 현대그룹 등 재계에서 카리스마에 기반을 둬 “까라면 까” 주의가 만연한 것과는 달리 SK그룹은 각자 입장을 토론만 하다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MZ세대가 정답은 전혀 아닙니다. MZ세대는 현재 사회 초창기에 접어든 사회 새내기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MZ세대가 혹한다는 대기업이라고 영속할 수 있는 기업집단이 된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MZ가 그만한 역량을 가졌는지도 의문입니다.
 
 4. LG그룹
 

구광모 회장. LG 그룹 제공.


 이 블라인드 유저는 “과거부터 뚝심 있게 챙겨둔 포트폴리오들이 이제서야 빛을 발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구본무 시대의 과실을 구광모가 가져가는 모습이라는 것이죠. 배터리는 사실 SK와 소송전을 하면서 분할과 IPO까지 매우 SK스럽게 가는 모습이라는 설명입니다. 그 과정에 외부 출신 경영자들을 영입한 것은 LG 내부 인재로부터는 쉽지 않은 성장전략이었다는 판단도 있죠.
 
 외양으로는 시총도 늘고 다 잘되는 듯 하나 간판인 전자구성원들의 패배, 자조주의가 커서 AI관련 드라이브가 잘 될지 의문이라는 게 이 유저의 분석입니다. 임원만 좋은 회사라는 말처럼 구성원 대우는 지지부진이라 사람 키워서 다른 기업 좋은 일 시키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구광모 시대의 신사업 개발이나 투자 중에 성공한 케이스가 아직 없다는 점에서 구본무 키드들의 퇴장 이후가 걱정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레거시는 여전히 강력한데 IPO한방의 효과는 단기이기 때문이죠. 가장 큰 문제는 4대그룹 중 구성원들 사기가 제일 낮아서 뭘 해도 그냥 저냥 가는 적당주의, 경영환경에 크게 좌우되는 실적이 LG전자가 만든 글로벌 브랜드를 빼면 롯데와 다를 게 없다고 이 유저는 혹평을 했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