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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러시아 집단학살에, 아기만은 살리려... 아기 등에 가족정보 적는 우크라이나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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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글밥을 먹으면서 기사로 전달하는 메시지보다, 사진이 주는 강렬함과 명확한 메시지 전달력을 연차가 쌓일수록 실감합니다. 백마디, 천마디의 구체적인 설명이나 말보다 사진기사 한 컷으로는 사람들에게 ‘각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굳이 말로 장황하게 풀어보려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사진을 마주한 사람마다 같은 감정을 갖게 되기 때문이지요. 

이 사진이 그렇습니다. 채 귀저기를 벗지 못한 아기의 뒷모습입니다. 이 아기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아기라고 합니다. 아기의 등에 알파벳과 숫자들이 쓰여있습니다. 

맨 위는 아기의 이름으로 파악됩니다. 두 번째 줄은 아기의 출생일로 보입니다. 2019년 10월 11일 생. 세 돌이 되지 않은 아기네요. 

그렇습니다. 이름과 전화번호, 출생일 등의 정보를 아기의 등에 쓴 이유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생명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부모가 그들이 죽더라고, 누군가 아기는 거두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써내려 간 것입니다. 종이에 쓰면 잃어버리거나 사라질 염려가 있으니 몸 속에 적었습니다. 

뒷모습만 보이는데도, 웃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펜으로 글자를 써내려 갈 동안 아기는 부모님과 몸으로 놀기, 몸으로 장난을 치는 줄 알 겁니다. 펜으로 내려가는 그 촉감이 신기하기도 할 테니 말이죠. 

저는 글을 써내려가는 저 부모님, 사진에 잡히지 않은 부모님은 아마 눈물 속에서 글을 써내려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향한 침공이, 명분 없는 침략이 하루 속히 사라지길 기원합니다. 러시아는 전쟁의 정당성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작금의 침략 행위는 제노사이드, 우크라이나 국민을 향한 집단학살에 불과합니다. 무의미한 희생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군이 떠나고 꽃피는 봄, 아이들이 안전하게 웃으며 부모님과 함께 온전히 봄 나들이를 나갈 수 있길 기원합니다. 그래야 하고, 그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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